INDEX

ISSUE > 이슈 분석

TOBACCO CONTROL ISSUE & FORUM
금연 이슈&포럼 웹진

 

우리나라의 미디어 내 담배 마케팅 현황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누구나 다양한 온라인 콘텐츠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며, 특정 국가에 국한되지 않고 전 세계적으로 소비되는 경향을 보이는데, 특히 아동·청소년과 젊은 성인층에서 확산이 빠른 특징이 있다. 담배회사는 이러한 디지털 콘텐츠를 이용해서 담배 광고·판촉 및 후원(Tobacco Advertising, Promotion, and Sponsorship, TAPS)을 펼치고 있는데, 이는 담배 소비를 증가시켜 시장을 확대하기 위한 담배회사의 핵심적인 활동으로, 흡연자뿐만 아니라 아동·청소년과 비흡연자의 흡연을 조장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미디어는 아동·청소년의 접근성이 높아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담배회사의 주요한 마케팅 채널 중 하나라 볼 수 있다.

 

담배회사는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콘텐츠(영화, 뮤직비디오, 온라인 비디오, 텔레비전 프로그램, 스트리밍 서비스, 소셜 미디어 게시물, 비디오 게임 및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등)의 디지털화, 인터넷을 통한 창작·제작·공급·소비의 가속화에 맞추어 담배사용과 담배 제품을 묘사·홍보하는 디지털 담배 마케팅 활동을 확대하고 있다. 담배회사가 기대하는 것은 미디어 내 담배 제품 또는 흡연 장면 노출 증가로 인한 담배사용 시작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영화 속의 흡연 장면에 100회 노출될 때마다 흡연자가 될 확률이 1.14배 높아지는 등 흡연과 같은 위험 감수 행동을 미화하는 장면에 노출될수록 현실에서도 위험을 감수하는 성향과 실제 위험 행동, 즉 흡연 행동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마찬가지로 TV나 영화 속 흡연장면 노출은 직접적인 흡연 행동을 유발하는 동시에 또래 집단 내에서 흡연에 대한 긍정적 인식도를 증가시킴으로써 간접적인 흡연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울러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전 세계적으로 액상형 및 궐련형 전자담배 현재 사용이 확산됨에 따라 미디어 내에서 전자담배 사용 장면 또한 새롭게 출현하는 점도 주목해야 할 사항이다. 미디어를 통한 전자담배 노출 또한 전자담배 사용과 높은 관련성이 있기 때문이다. 청소년의 경우 담배 광고에 많이 노출될수록 전자담배의 위험성에 대한 인식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전자담배 장면이 포함된 뮤직비디오에 노출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평생 및 지난 30일 전자담배 사용을 보고할 가능성이 높았다.   2020년 “올해의 빌보드 차트”에 오른 곡 중 약 1/4인 23%의 뮤직비디오가 담배나 전자담배 사용 장면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뮤직비디오의 빈번한 담배 장면 노출로 인한 담배 사용 유인 효과를 우려할 만하다.   기존의 전통적인 미디어 이외에도, 최근 널리 확산되고 있는 넷플릭스 등의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이나 케이블 TV 프로그램에서의 담배 관련 콘텐츠 노출과 청소년의 전자담배 사용 시작 간의 상관관계 또한 입증된 바 있다.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 국가금연지원센터는 미디어를 이용한 담배업계 마케팅 활동 금지를 목표로 미디어 담배 장면 노출이 담배 사용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미디어 내 담배 및 흡연 장면의 노출 현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모니터링 시에는 미디어 콘텐츠와 플랫폼의 다양화, 디지털 미디어 이용의 확산, 연도별 흥행 순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였는데, 지난 4년간(’19~’22년) 영화 393편, 드라마 115편(2,180부), 웹툰 222편, 유튜브 1,990개의 영상이 모니터링 대상으로 선정되었다. 지금부터는 미디어 내 담배마케팅 모니터링 결과를 중심으로 우리나라에서의 미디어를 통한 담배 장면 노출 현황 및 특성, 그리고 이에 대한 정책적 대응 방향을 살펴보도록 하자.

 

 

 

“청소년 관람등급의 영화에서도 담배·흡연 장면이 다수 노출”
영화의 경우 지난 4년 동안 조사 대상 393편 중 45.8%인 180편에서 총 1,394회의 담배 및 흡연장면이 나타났다. 이 중 청소년이 관람할 수 있는 작품은 157편으로, 전체 관람가 작품이 3편, 12세이상 관람가 작품이 57편, 15세 이상 관람가 작품은 97편이었다.

 

[표 1] 영화 등급별 담배·흡연 장면 노출 현황

 

 

특히, 흡연 장면이 노출된 청소년 관람가 영화 한 편당 흡연 장면 노출 횟수의 평균은 2019년부터 2022년까지 각 6.4회, 6.3회, 5.9회, 9.5회로, 평균적으로 약 7회가량의 흡연 장면이 노출되었으며, 그 중 15세 이상 관람가 영화에서 평균 8.5회로 가장 높은 노출 빈도를 보였다. 또한, 초등학생도 관람이 가능한 전체 관람가 및 12세 이상 관람가 영화에서도 평균 2.0회, 4.5회가량 흡연 장면이 노출된 것으로 나타나, 아동·청소년 관람등급의 영화에서 담배·흡연 장면이 빈번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림 1] 청소년 관람가 영화 내 흡연 장면

 

 

 

“케이블과 OTT를 중심으로 드라마 내 담배·흡연 장면의 노출 증가”
드라마의 경우, 조사 대상 115편 중 67.8%인 78편, 2,180부 중 16.1%인 350부에서 담배 및 흡연 장면이 나타났다. 담배·흡연 장면 노출률은 최근 급증 추세에 있으며, 지상파 및 종편과 비교하여 케이블과 OTT 채널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을 보였다.

 

[표 2] 드라마 채널별 담배·흡연장면 노출 현황

 

 

흡연 장면이 노출된 드라마 1부당 평균 흡연 장면 노출 횟수를 채널별로 확인하였을 때, OTT 채널에서 지난 4년간 각 2.9회, 2.5회, 2.6회, 3.8회로 노출 빈도가 가장 높았다. 청소년의 OTT 이용률이 2020년 59.3%에서 2022년 74.9%로 2년 사이 15.6%p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청소년 이용률이 높은 OTT 콘텐츠를 중심으로 청소년들이 흡연 장면에 더 많이 노출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림 2] OTT 드라마 내 흡연 장면

 

 

 

“담배·흡연 장면이 포함된 웹툰의 약 90%는 청소년 관람 가능 작품”
웹툰의 경우 조사 대상 222편 중 59.5%인 132편에서 담배 및 흡연 장면이 나타났다. 플랫폼별로 확인하였을 때는, 네이버 웹툰이 112편 중 총 79편(70.5%), 카카오 웹툰이 110편 중 54편(49.1%)이었다. 담배 및 흡연 장면 노출 회차 수는 전체 9,683회 중 총 995회였으며, 플랫폼별로는 네이버 웹툰이 4,942회 중 746회(15.1%), 카카오 웹툰이 4,740회 중 209회(4.4%)였다. 이중 약 10%만이 청소년 관람 불가 작품이었으며, 흡연 장면이 포함된 웹툰 118편(89.4%)은 청소년도 관람 가능한 작품이었다.

 

[그림 3] 흡연 장면이 포함된 웹툰의 관람 등급별 비율(2019~2022년)

 

 

 

아동·청소년의 담배사용을 유인하는 미디어 내 흡연 장면
흡연 장면 중 ‘흡연 행위를 권유하거나 유도하는 장면’의 비율은 지난 4년간 유튜브에서 평균 25.5%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아동·청소년이 미디어 매체를 통해 담배를 권유하거나 유도하는 장면에 노출되는 것은 흡연을 시작하는 계기가 될 수 있으므로,  이러한 장면의 송출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흡연 장면 노출에 따른 담배사용 인식 및 행태의 영향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 연구 결과를 통해 미디어 내 흡연 장면이 비흡연자의 호기심 유발과 흡연자의 흡연욕구를 증가시킨다는 것이 입증되었으며,  특히 유튜브에서 각종 신종담배에 대한 유인 요소가 포함된 콘텐츠들이 제공되고 있음을 고려했을 때, 뉴미디어 콘텐츠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표 3] 미디어 내 흡연 권유 장면 노출 현황

 

 

[그림 4] 흡연 권유 장면

 

 

전체 흡연 장면 중 ‘아동·청소년이 흡연하는 장면’의 비율은 지난 5년간 웹툰에서 평균 35.5%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웹툰의 경우 아동·청소년 흡연 장면 노출률이 2019년 9.3%에서 2022년 36.2%까지 상승하였다. 청소년은 또래 집단의 영향에 민감하고 주변인의 흡연 습관을 모방하는 경향성을 보인다.   따라서 또래 집단의 흡연은 청소년들의 흡연 시작을 높일 수 있으며,   청소년이 흡연 장면에 노출되는 것은 청소년들의 흡연 시도에 영향을 미치므로 이러한 장면에 대한 묘사를 지양하는 것이 필요하다.

 

 

 

 

흡연 장면에서 노출되는 담배 제품의 종류를 확인하였을 때, 영화나 드라마, 웹툰의 경우 일반담배(궐련) 노출률이 70% 이상으로 대부분을 차지하였으나, 유튜브에서는 액상형 전자담배가 50% 이상으로 가장 많이 노출되었다. 브랜드 등 담배 관련한 제품의 정보가 식별 가능하게 노출되는 장면 또한 영화 및 웹툰의 경우 10% 미만이었으나, 유튜브의 경우에는 절반 이상이 제품정보를 식별할 수 있는 형태로 노출되었다.

 

미디어 내 담배 장면 모니터링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청소년의 관람이 가능한 작품들에서 담배 및 흡연 장면이 빈번하게 노출되었다. 특히 웹툰, OTT 플랫폼, 유튜브 등과 같은 청소년 접근성이 높은 인터넷 미디어에서 담배 장면 노출이 다른 미디어에 비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청소년의 담배 노출 및 그로 인한 영향에 대한 지속적이고 면밀한 모니터링과 대응 방안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미디어 내 담배 마케팅 규제의 국내·외 이행 현황
세계보건기구(WHO) 담배규제기본협약(FCTC)은 제13조 담배 광고·판촉 및 후원 가이드라인을 통해 각 당사국이 담배업계가 실시하는 모든 종류의 광고·판촉·후원(TAPS)을 포괄적으로 금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특히 오락매체에서의 담배 묘사와 관련하여 WHO FCTC 제13조 가이드라인 권고(안)은 담배 묘사와 관련하여 어떠한 종류의 혜택도 받지 않았음을 인증하고, 식별이 가능한 담배 브랜드나 이미지를 사용하지 않으며, 금연광고 송출과 담배 묘사에 따른 등급 혹은 분류 제도를 실시하도록 한다. WHO FCTC는 텔레비전, 라디오, 인쇄 및 옥외 매체를 포함한 여러 행태의 TAPS를 금지하고 있으나, 현재 기존 매체 이외에 다른 여러 채널로 TAPS의 대상이 이동하고 있다. 따라서 WHO FCTC는 당사국들에게 모든 디지털 미디어 플랫폼 내에서 TAPS에 대한 종합적인 금지를 이행하고, 담배 묘사가 있는 오락매체에 건강 경고를 포함하며, 담배업계 및 업계의 이해관계 발전을 도모하는 자들이 TAPS를 포함한 콘텐츠를 발표하는 것을 방지하는 조치를 법률에 의해 채택할 것을 디지털 미디어 플랫폼에 요구하도록 권고한다.

 

[표 4] 미디어 WHO FCTC 가이드라인 제13조 관련
  • * 출처: WHO. (2013). Framework Convention on Tobacco Control: guidelines for implementation Article 13.

 

 

WHO FCTC 권고와 관련하여, 미디어 콘텐츠 내의 담배 장면 노출의 영향과 규제 필요성은 그동안 국제사회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미국 UCSF(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는 “Smoke Free Media” 프로젝트를 통해 영화를 이용한 미국 담배 산업의 간접적인 마케팅 실태와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영화 내 흡연 장면이 흡연 행위를 증가시킬 수 있으며, 특히 청소년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 중이다. 2001년부터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2020년부터 스트리밍과 비디오 플랫폼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Smoke Free Media”로 확장되었다.  미국은 영화 및 TV프로그램에서 담배 제품의 노출을 금지하는 연방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영화, TV 프로그램, 스트리밍 플랫폼, 뮤직비디오, 비디오 게임 등에 담배 제품이 노출되고 있다. 이에 미국 담배규제 옹호 단체인 Truth Initiative는 미디어 환경의 확장으로 인해 담배 제품 노출 위험이 더 많아지고 있음을 알리기 위하여 미디어 내의 담배 장면 노출을 모니터링하고, 그 결과를 수록한 “While You Were Streaming”이라는 보고서를 2018년부터 발간하고 있다.

 

[그림 7] 넷플릭스 드라마 및 뮤직비디오에서의 흡연 노출 장면(예)
  • * 출처: Truth Initiative. (2023). Tobacco’s starring role.

 

 

인도는 2005년부터 영상 매체 내 담배 제품 광고가 송출될 경우 징역 또는 벌금을 부과하고 있으며, 2012년 경고문구 제작 규정에 대한 세부 개정을 통해 흡연 장면을 송출할 시 정부에서 지정한 건강 경고문구를 30초 이상 송출하는 규정을 신설하였다. 특히 영화, TV 프로그램 등에만 적용되던 해당 규정은 2023년 넷플릭스(Netflix), 아마존 프라임(Amazon Prime)과 같은 OTT 플랫폼으로도 확장되었다. 예컨대 해당 규정에 따르면 영화, TV 프로그램, OTT 플랫폼 등 미디어 콘텐츠의 시작과 상영 중간에 건강 경고가 30초 동안 표시되어야 하며, 담배 제품이 노출되거나 흡연 묘사가 있는 장면 전반에 걸쳐서 하단에 건강경고가 송출되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WHO FCTC 제13조 권고 사항 이행을 위해 담배 제품 광고, 판촉, 후원 금지를 위한 규제정책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 중으로, ’19년 5월 흡연 장면이 노출된 영상물에 대한 금연 공익광고 또는 건강 경고문구 배치, 자율규제 권고기준 마련을 통해 사회적 자정 분위기를 조성하고, 미디어 매체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는 등의 세부 추진전략이 담긴 금연종합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표 5] 흡연을 조장하는 환경 근절을 위한 금연종합대책(’19.5월 발표)

 

 

또한 방송법 제33조에 의한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28조에서는 ‘방송은 음주, 흡연, 사행행위, 사치 및 낭비 등의 내용을 다룰 때에는 이를 미화하거나 조장하지 않도록 그 표현에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동 규정 제45조에서는 ‘방송은 어린이와 청소년이 흡연·음주하는 장면을 묘사하여서는 아니되며, 잘못된 흡연·음주 문화를 일반적인 상황으로 인식하지 않도록 그 표현에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상파 방송사 4사(KBS, SBS, MBC, EBS)는 자율규제를 통해 담배 및 흡연 장면 노출을 규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KBS는 내부 ‘제작 가이드라인’ 내에 담배 및 흡연 장면에 관하여 어린이를 주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 및 청소년 보호 시간대의 프로그램에서 묘사하지 않도록 명시하고 있다. SBS 또한 ‘아동·청소년 프로그램 제작 수칙’ 내 아동·청소년의 흡연 장면을 금지하고 있으며, EBS의 경우 흡연 장면을 가능한 포함시키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MBC는 내부 심의위원을 대상으로 담배 및 흡연장면 등의 심의와 관련된 주요 내용을 공유하고 있다.

 

[표 6] 지상파 방송사별(KBS·SBS·MBC·EBS) 자율규제 세부 내용

 

 

그러나 자체 심의 규정을 운영 중인 지상파 방송과 달리, OTT 채널을 포함한 뉴미디어 플랫폼들은 방송법의 적용 대상이 아니며, 별도의 자율적 규제 또한 부재하여 담배 및 흡연 장면이 무분별하게 노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아동·청소년 흡연예방을 위한 미디어 제작·송출 가이드라인
정부는 WHO FCTC, 금연종합대책(’19. 5.)을 이행하고 미디어 흡연장면 노출의 부정적 영향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아동·청소년 흡연 예방을 위한 미디어 제작·송출 가이드라인’ 개발을 추진하였다. 가이드라인 개발은 2020년부터 흡연조장 미디어 환경 개선 민관협의체 운영을 통해 정부, 시민단체, 학계, 미디어 제작자 등 다분야 전문가의 참여를 기반으로 마련되었다. 미디어 환경 개선 민관협의체는 미디어 내 담배규제가 방송사 간 자율적 합의 및 규제 수준으로만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주기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결과를 공유함으로써, 미디어 내 흡연 조장 환경에 대한 자정 분위기를 조성하고 문제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운영되었다.

 

  2020년 7월부터 2021년 7월까지 제1기 흡연조장 미디어 환경 개선 민관협의체가 운영되었으며, 보건복지부와 여성가족부 등 정부 위원을 비롯하여 시민단체(흡연제로네트워크), 언론(한국정경신문), 심의기관(시청자미디어재단), 학계(대한금연학회, 한국헬스커뮤니케이션학회), 직능단체(한국방송 작가협회·한국디지털콘텐츠크리에이터협회·영화감독조합·웹툰협회) 등이 참여하였다. 제2기 민관협의체는 2022년 2월부터 2023년 8월까지 운영되었으며, 정부 위원 및 연임 위원 이외에 시민단체(한국금연운동협의회·YMCA), 언론(KBS기자), 플랫폼사업자(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채널A·티빙) 등이 신규 위원으로 참여하였다.

 

아동·청소년 흡연 예방을 위한 미디어 제작·송출 가이드라인은 전문과 9개 세부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이드라인의 주요 대상은 미디어 콘텐츠를 제작 및 송출, 관리하는 미디어 관계 종사자이며, 담배노출 없는 미디어 콘텐츠 환경 조성을 통해 담배로부터 국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하여 국민 모두의 관심과 참여를 촉구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가이드라인의 주요 내용으로는 담배사용 권장 표현 금지, 담배 제품 광고 및 묘사 금지, 유명인 및 어린이·청소년의 담배사용 행위 묘사 금지 등이 있으며, 전문은 [표 7]과 같다.

 

[표 7] “아동·청소년 흡연 예방을 위한 미디어 제작·송출 가이드라인” 전문 및 본문

[전문]

 

WHO에 따르면 흡연 때문에 사망하는 사람이 세계적으로 매년 8백만 명에 이르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사망자 수는 2019년 기준 연간 5만 8천 명, 사회경제적 비용은 12조 이상이 발생한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담배로 인한 사망은 흡연자에게만 해당되지 않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간접흡연으로만 매년 120만 명이 사망하고 있으며, 특히 간접흡연 때문에 사망하는 어린이는 매년 6만 5천 명에 달하고 있습니다.

 

최근 정보통신망의 발달로 다양한 미디어 콘텐츠를 더욱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미디어 콘텐츠가 아동과 청소년에게 끼치는 영향력은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청소년의 44%는 미디어에서 본 흡연 장면 때문에 담배를 피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담배를 피는 모습이 있는 미디어에 많이 노출된 청소년은 그렇지 않은 또래에 비해 전자담배를 시작할 가능성이 3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동안 담배 회사는 신문·잡지·TV·영화 등 전통적인 미디어 매체에 광고 마케팅을 진행하였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뉴미디어를 활용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어 아동과 청소년들이 담배 광고와 흡연 장면을 보다 쉽게 접하는 상황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흡연의 폐해를 깊이 인식하고, 담배규제를 공조하기 위한 국제조약(WHO FCTC(담배규제기본협약))이 존재합니다. 협약 제13조는 아동·청소년의 흡연 예방을 위해 흡연을 묘사하는 제작물에서 금연 광고를 상영케 하고 시청 등급제 도입 등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WHO FCTC 비준국으로서 협약사항을 이행할 의무가 있으며, 일찍이 금연종합대책(’19년)을 발표하여 미디어 콘텐츠에서 담배와 흡연 장면의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다양해지는 미디어 플랫폼과 미디어 콘텐츠에서 표현의 자유는 분명히 보장되어야 합니다. 다만, 미디어 콘텐츠가 아동과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할 때 미디어 콘텐츠 제작자 차원에서 담배와 흡연 장면 노출을 자제하려는 노력 또한 필요합니다. 표현의 자유와 함께 흡연으로부터 공동체의 건강을 지키고 보호하는 것 또한 존중받아야 할 가치이기 때문입니다.

 

「아동·청소년 흡연 예방을 위한 미디어 제작·송출 가이드라인」은 담배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 청소년의 흡연 예방과 함께 담배 노출 없는 건강한 미디어 콘텐츠 환경 조성을 위해 마련된 최소한의 기준입니다. 드라마·영화·웹툰·유튜브 등 미디어 콘텐츠 산업에 종사하는 여러분들의 자발적인 준수와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본문]

 

  • 1흡연 행위를 직접적 또는 간접적으로 권유하거나 유도하는 표현을 하지 않습니다.
  • 2흡연 행위를 긍정적으로 표현하지 않습니다.
  • 3연예인, 인플루언서 등 유명인이 흡연하는 표현을 자제합니다.
  • 4어린이와 청소년이 흡연하는 표현을 하지 않습니다.
  • 5담배 제품명, 담배 회사 명칭 등을 표현하지 않습니다.
  • 6담배를 사고파는 표현을 하지 않습니다.
  • 7흡연이 무해하거나 덜 유해하다고 느낄 수 있는 표현을 하지 않습니다.
  • 8특히 어린이와 청소년이 주 대상인 미디어 콘텐츠에서는 흡연 행위를 표현하지 않습니다.
  • 9이러한 원칙에 따른 흡연 행위의 표현은 인터넷 방송 등 다양한 매체에서도 준수해야 합니다.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을 반영한 담배규제 정책 강화
미디어 환경은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다. TV, 영화와 같은 기존의 영상 매체 이외에도 OTT와 유튜브, 각종 소셜미디어 플랫폼의 등장으로 담배회사들은 이전보다 다양한 매체에서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 무분별하게 노출된 담배 사용 장면은 특히 아동과 청소년의 흡연 시작 가능성을 증가시키고 있다. 따라서 기존의 전통 매체와 일반담배(궐련)를 대상으로 하는 규제 방식에서 변화된 인터넷·디지털 매체와 전자담배 등 신종담배에 대한 포괄적 규제를 함께 고려하는 방식이 고려되어야 한다. 또한 정부 및 담배규제 이해관계자들이 담배회사의 광고·판촉 및 후원 행위를 모니터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규제 사각지대와 모니터링의 효율성·실효성 등의 제한점을 고려했을 때, 미디어를 통한 담배 마케팅으로 인한 담배 사용 위험 증가와 그로 인한 광범위한 건강 폐해에 대한 책임을 담배업계에 부담시켜야 할 필요성이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9년 발표한 금연종합대책을 통해 미디어 내 담배 및 흡연 장면 노출이 미치는 부정적 영향에 대한 대응을 TAPS 제한 강화의 세부 추진과제 중 하나로 설정하였으며, 이에 따라 ‘아동·청소년 흡연 예방을 위한 미디어 제작·송출 가이드라인’을 개발함으로써, OTT 등의 매체에서도 담배장면 노출에 대한 자체 심의 규정을 마련하는 등의 자정 노력을 이끌어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울러 WHO FCTC 제13조의 이행을 위해 담배업계의 마케팅 활동 금지를 추진하고 미디어 내 담배 장면 노출감소를 위한 일련의 정책적 노력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미래세대의 담배 사용을 유인하는 담배업계의 미디어 마케팅 전략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제고하고 국민 건강을 보호할 수 있도록 시민사회의 적극적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 내는 것 또한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점이다.

 

  • 1. Gendall, P., Hoek, J., Edwards, R., & Glantz, S. (2016). Effect of exposure to smoking in movies on young adult smoking in New Zealand. PLoS One, 11(3), e0148692.
  • 2. Fulmer, E. B. et al. (2015). Protobacco media exposure and youth susceptibility to smoking cigarettes, cigarette experimentation, and current tobacco use among US youth. PLoS One, 10(8), e0134734.
  • 3. Zheng, X. et al. (2021). Social media and E-cigarette use among US youth: Longitudinal evidence on the role of online advertisement exposure and risk perception. Addictive Behaviors, 119, 106916.
  • 4. Majmundar, A. et al. (2022). Exposure to e-cigarette product placement in music videos is associated with vaping among young adults. Health Education & Behavior, 49(4), 639-646.
  • 5. Truth initiative. (2022. 1. 11.). Retrieved from: https://truthinitiative.org/nicotine-on-demand
  • 6. Bennett, M. et al. (2020). Exposure to tobacco content in episodic programs and tobacco and E-cigarette initiation. Preventive Medicine, 139, 106169.
  • 7. 여성가족부. (2023). 청소년 매체이용 및 유해환경 실태조사.
  • 8. Hassanein, Z. M. et al. (2022). Impact of Smoking and Vaping in Films on Smoking and Vaping Uptake in Adolescents: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Health education & behavior : the official publication of the Society for Public Health Education, 49(6), 1004–1013.
  • 9. Hanewinkel, R., & Sargent, J. D. (2008). Exposure to smoking in internationally distributed American movies and youth smoking in Germany: across-cultural cohort study. Pediatrics, 121(1), e108–e117.
  • 10. Heatherton, T. F., & Sargent, J. D. (2009). Does Watching Smoking in Movies Promote Teenage Smoking?. Current directions in psychological science, 18(2), 63–67.
  • 11. 유현재 외. (2020). 주요 소셜 미디어에 포함된 신종담배 유인요소에 대한 탐색적 내용분석: 유튜브를 중심으로. 대한금연학회지1, 1(2), 35-47.
  • 12. Fithria, F. et al. (2021). Indonesian adolescents’ perspectives on smoking habits: a qualitative study. BMC Public Health, 21(1), 1-8.
  • 13. Liu, J. et al. (2017). The influence of peer behavior as a function of social and cultural closeness: A meta-analysis of normative influence on adolescent smoking initiation and continuation. Psychological bulletin, 143(10), 1082.
  • 14. Ahmed, M. U. et al. (2020). Family and peer effect on young and adolescent smoking in Bangladesh.
  • 15. Loan, C. M. et al. (2021). Selection versus socialization effects of peer norms on adolescent cigarette use. Tobacco Use Insights, 14, 1179173X211066005.
  • 16. 정민수. (2014). 영화 속 흡연 장면에 대한 탐색적 연구: 2000-2013년에 국내에서 개봉된 흥행영화에 대한 내용분석. 보건교육건강증진학회지, 31(2), 27-40.
  • 17. UCSF. (n. d.). Smoke Free Media. Retrieved from https://smokefreemedia.ucsf.edu/
  • 18. Truth Initiative. (n. d.). TOBACCO IN POP CULTURE. Retrieved from https://truthinitiative.org/our-top-issues/pop-culture-issue
  • 19. Campaign for Tobacco-Free Kids. Tobacco Control Laws. Retrieved from https://www.tobaccocontrollaws.org/legislation/india/advertising-promotion-sponsorship/action-required-for-advertising-promotion-and-sponsorships-not-banned
  • 20. https://www.who.int/campaigns/world-no-tobacco-day/2022
  • 21. 질병관리청. (2022.3.15.). “한국 흡연으로 연간 사망자 수 5.8만명, 사회경제적 비용 12조 원 이상 발생”. [보도자료]
  • 22. WHO. (n. d.). Tobacco. Retrieved from: https://www.who.int/health-topics/tobacco#tab=tab_1
  • 23. Truth initiative. (2015. 8. 26.). Smoking in movies directly influences youth smoking rates. Retrieved from: https://truthinitiative.org/researchresources/smoking-pop-culture/smoking-movies-directly-influences-youth-smoking-rates
  • 24. Freeman, B., Watts, C., & Astuti, P. A. S. (2022). Global tobacco advertising, promotion and sponsorship regulation: what’s old, what’s new and where to next?.
TOP